TITLE: 미 중간선거 본투표 개시…코스피 3.6% 급락·환율 1,340원대, 왜? EXCERPT: 미국 중간선거 본투표가 현지시간 3일 시작됐다. 상원 7개 경합주와 하원 435석 전체의 향방이 걸린 가운데, 한국 증시는 선거 당일 3%대 급락했다. 코스피와 환율을 움직인 변수를 짚어봤다. TAGS: 미국 중간선거, 코스피, 원달러 환율, 외국인 순매도, 한국은행 기준금리 CONTENT:

미국의 중간선거 본투표가 현지시간 11월 3일(화)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 후반부의 의회 권력 지형을 결정하는 선거다. 상원 100석 가운데 35석, 하원 435석 전부, 주지사 36석이 이번 투표에 걸려 있다. 결과 윤곽은 한국시간으로 4일 낮부터 서서히 드러날 전망이다.

투표가 시작되기 직전부터 한국 금융시장은 먼저 반응했다. 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59% 내린 5,648.79에 장을 마쳤고, 코스닥은 4.08% 떨어진 704.39로 마감했다. 같은 날 원·달러 환율은 1,340원대 초반으로 내려앉았다. 증시와 외환시장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 하루였다.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전경. 이번 중간선거에서 상원 35석과 하원 435석 전체가 새로 선출된다. 

상원 7개 경합주, 하원 435석 전부… 무엇이 걸렸나

현재 상원은 공화당 53석, 민주당 47석 구도다.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려면 기존 의석을 모두 지킨 상태에서 4석을 더 가져와야 한다. 계산상 가능한 경로는 많지 않아, 승부는 사실상 7개 주에 압축된다. 미시간, 아이오와, 메인, 캔자스, 오하이오, 알래스카, 텍사스가 거론되는 핵심 격전지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이 가운데 상당수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가 근소하게 앞서는 흐름이 나타났다. 다만 격차가 오차범위 안팎에 머무는 곳이 많아, 판세가 굳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텍사스처럼 공화당 우세가 이어져 온 지역에서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은 이번 선거의 특징으로 꼽힌다.

하원은 전 지역구가 걸려 있어 상원보다 민주당의 우세가 뚜렷하게 관측된다. 민주당은 현재 212석을 보유하고 있으며, 과반인 218석 확보를 노린다. 여론조사 추이대로라면 다수당 탈환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개별 지역구 편차가 커 실제 의석수는 개표 이후에야 확정된다.

투표 열기는 뜨겁다. 이번 선거의 사전투표 참여는 역대 최다 수준으로 집계됐다. 사전투표 비중이 높아질수록 개표 초반의 중간 집계가 실제 결과와 어긋날 가능성도 커진다. 한국시간 4일 낮에 나오는 초기 수치만으로 승패를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선거보다 먼저 흔들린 코스피

3일 국내 증시를 끌어내린 직접적인 힘은 선거가 아니라 반도체였다. 인공지능(AI) 설비투자의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미국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였고, 국내 대형 반도체주도 4~5%대 낙폭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흔들리자 지수 전체가 밀렸다.

수급도 좋지 않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5,154억원, 기관은 5,147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만 1조6,644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낙폭을 방어했다. 외국인 순매도는 이날로 사흘째 이어졌고, 이 기간 누적 매도 규모는 3조원에 육박한다.

외국인이 팔고 개인이 받는 구조는 최근 몇 달간 반복된 패턴이다. 문제는 이 구조가 지수 하락을 막아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개인 매수세가 대형 반도체주의 낙폭을 상쇄할 만큼 크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관망 심리가 겹치며 매수 대기 자금의 진입도 미뤄졌다.

뉴욕증권거래소 거래소 바닥.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글로벌 증시는 관망세와 조정이 교차하고 있다.

환율은 왜 반대로 움직였나

같은 날 원·달러 환율은 1,340원대 초반에서 마감하며 최근의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통상 위험자산 회피 국면에서는 달러가 강해지고 원화가 약해진다. 이날은 반대로 움직였다는 점이 눈에 띈다.

배경에는 달러 자체의 약세가 있다. 미국의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기대가 바뀌면서 달러 인덱스가 눌렸고, 그 영향이 신흥국 통화 전반에 전해졌다. 여기에 국내 수출 호조로 달러 공급이 늘어난 점,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배당·이자 송금 수요가 일부 진정된 점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리도 변수다. 한국은행은 지난 10월 2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했다.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 인상한 뒤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다. 기준금리가 3%까지 올라오면서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좁혀진 점은 원화의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환율 하락은 수출 기업에는 부담이다. 달러로 받은 매출을 원화로 바꿀 때 손에 쥐는 금액이 줄기 때문이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화 자산의 환차익 기대가 커져, 주식시장 수급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금융가가 몰린 여의도 일대는 환율과 증시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역이다.

시장이 그리는 세 가지 시나리오

첫째는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가져가는 경우다. 재정지출 확대와 규제 강화 쪽으로 정책 무게가 옮겨갈 수 있다. 대규모 부양책이 나오면 국채 금리와 달러 향방이 다시 흔들릴 수 있고, 관세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지도 관심사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에는 무역 정책의 방향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둘째는 공화당이 상원을 지키는 경우다. 현 정책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커지고, 감세 연장 기대도 살아난다. 시장 입장에서는 정책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지만, 재정 적자 확대 우려가 금리를 자극할 수 있다.

셋째는 상·하원을 서로 다른 당이 나눠 갖는 분점 정부다. 대규모 법안 처리가 어려워지면서 정책 변화 폭이 제한된다. 전통적으로 분점 정부에서는 시장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이번에는 예산 협상과 부채한도 문제가 겹칠 수 있어 안심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어느 시나리오든 한국 시장에 전달되는 경로는 비슷하다. 달러와 미국 금리, 그리고 반도체 업황이다. 선거 결과가 이 세 가지를 흔들면 코스피와 환율이 반응하고, 그 반응이 다시 외국인 수급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미국 아이오와주 투표소의 유권자들. 이번 중간선거는 사전투표 참여가 역대 최다 수준으로 집계됐다.

남은 변수는 개표 속도와 반도체 실적

당장의 관건은 개표 속도다. 경합주 판세가 오차범위 안에 몰려 있어, 최종 결과가 며칠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결과가 늦어질수록 시장은 불확실성을 더 길게 안고 가게 된다.

국내 요인도 만만치 않다. 외국인 순매도가 언제 멈출지, 반도체 업황이 4분기에도 이어질지가 지수의 방향을 결정한다. 오는 19일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는 AI 투자 논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상황도 물가와 금리 경로를 통해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

결국 이번 선거는 방향타에 가깝다. 당장의 조정은 AI 밸류에이션에 대한 의구심에서 비롯됐고, 선거는 그 위에 불확실성을 한 겹 더한 요인이다. 개표 결과와 함께 확인해야 할 것은 의석수 자체보다, 그 결과가 달러·금리·무역정책이라는 세 갈래 경로를 통해 국내 시장에 어떻게 전달되는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