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와 쇼츠를 스크롤하다 보면 낯설지 않은 장면이 등장한다. 돈다발, 명품 시계, 고급차를 앞에 두고 "하루 몇 시간 투자로 월 수백만 원"을 벌었다며 화면 속에서 수익을 인증하는 사람들이다. 곧바로 무료 특강이나 상담으로 안내가 이어지고, 그 끝에는 수백만 원대의 온라인 강의가 기다리고 있다. 고수익을 내세워 시청자를 유인하는 이른바 '강의팔이' 영상이 양산되는 가운데, 고액 온라인 부업 강의 관련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면서 관계기관이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고수익 부업 강의를 소개하는 홍보가 SNS와 유튜브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돈다발과 함께 등장하는 '수익 인증'
수익 인증은 강의 판매 영상이 가장 많이 쓰는 무기다. 적은 자본으로 단기간에 큰 수익을 냈다는 주장을 화려한 소비의 흔적과 함께 보여주면 시청자는 '나도 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된다. 그러나 그 인증이 수강생의 실제 성과가 아니라 강의 판매 매출로 채워지는 경우가 있다는 지적이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강사는 강의로 번 돈을 다시 성공 사례로 내세우고, 수익의 원천이 강의 판매 자체라는 사실은 화면 뒤로 감춰진다.
지상파 TV의 추적 보도에서는 고액 강의 업체에서 일했던 관계자가 일부 강의가 성공 사례를 조작하거나 법의 보충선을 넘나드는 방법을 가르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방송이 짚은 사례에서는 적은 자본으로 단기간 수익이 가능하다고 홍보했지만, 실제 제공된 매물 정보는 부정확하거나 실체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피해구제 신청 5년간 59건…지난해 한 해가 42건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고액 온라인 부업 강의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2021년 1건, 2022년 3건, 2023년 2건으로 연간 3건 이하에 그쳤다. 그러나 2024년 11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25년에는 42건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최근 5년간 접수된 사건은 모두 59건이다.
신청 사유는 '강의·코칭 품질' 불만이 40.7%(24건)로 가장 많았고, '계약 불이행'이 28.8%(17건), 환급 거부가 27.1%(16건)로 뒤를 이었다. 피해금액은 100만원 이상 400만원 미만이 89.8%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연령이 확인된 58건 중에서는 30대가 31.0%로 가장 많았다. 전체 사건 가운데 환급이나 계약이행으로 해결된 비율은 33.9%에 그쳤고, 사업자와 연락이 두절되거나 환급이 거부된 등 미해결 사건은 64.4%에 달했다.
돈다발과 함께 수익을 인증하는 장면이 강의 판매 영상의 주요 홍보 수단으로 쓰인다 계약 불이행의 세부 유형을 보면 약속했던 수익이 발생하지 않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밖에 강의 자체가 제공되지 않은 경우, 1:1 코칭이나 실습, SNS 계정·채널 제공 등 수익화에 필수적인 계약 포함사항이 빠진 경우, 무기한 이용 조건이었던 강의가 삭제된 경우도 있었다. 강의에서 다루는 수익화 방법으로는 브랜드 홍보 알선이 29.8%로 가장 많았고, 유튜브 채널 수익화 23.4%, SNS 마케팅 19.1%, 쇼핑몰 창업·운영 17.1%가 뒤를 이었다.
특히 브랜드 홍보 알선은 홍보글 작성 대가로 리워드를 적립한 뒤 이를 현금화하면 수익이 가능하다고 유인해 고액 계약으로 이어지는 방식이다. 문제는 실제 적립 리워드가 소액에 그친다는 점이다. 소비자가 중도 해지를 요청해도 강의자료 선제공(13건)이나 환급불가 조항(5건) 등을 이유로 대부분 환급을 거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디지털 콘텐츠는 제공이 개시되면 청약철회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이 구조적으로 악용되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원에 접수된 사례를 보면 "하루 1~2시간이면 월 50만 원은 쉽게 번다"는 설명을 믿고 118만 원을 결제한 소비자가 이틀 만에 환급을 요청했지만, 사업자는 교육자료를 이미 다운로드했다는 이유로 거부하기도 했다. 과제를 수행하면 3개월 내 수익이 나지 않는 경우 전액 환급하겠다는 조건에 329만 원을 냈지만 수익은 발생하지 않았고, 환급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수익 인증'에도 법이 붙는다
규제 당국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만적인 표시·광고 심사지침을 개정해 지난해 10월 30일부터 시행했다. 이번 개정으로 소비자 안전 관련 중요정보를 숨기거나 빠뜨리는 행위와 더불어, 대가를 받고 상품을 추천·소개하면서 그 사실을 밝히지 않는 행위가 기만적인 표시·광고 유형으로 명시됐다. AI로 만든 가상인물을 활용한 광고는 가상인물임을 명확히 표기해야 한다는 추천·보증 심사지침 개정도 이뤄졌다.
이에 따라 객관적 근거가 없는 '수익 보장' 주장과 광고 표시를 숨긴 후기 홍보는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처분받을 수 있다. 방문판매법과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계약 해지와 청약철회를 요구할 수 있고, 한국소비자원은 법 위반이 확인되면 관할 지자체에 통보해 시정을 요구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광고 화면과 수익 인증 자료, 결제 내역, 상담 기록 등 거래 증빙을 보관해 두는 것이 분쟁 대비의 기본이다.
결제 전에 확인할 세 가지
"고액의 강의료 결제 전 환급 규정을 반드시 확인하고, 강의만 들어도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사업자의 말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한국소비자원)
한국소비자원은 고액 강의 결제 전 환급 규정과 중도해지 가능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강사의 전문성과 상세 교육과정을 점검하며, '강의만 들면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광고 문구에 경계할 것을 당부했다. 신용카드 할부 결제를 이용하고 거래 관련 증빙자료를 보관하라는 권고도 함께 내놨다. 피해가 발생했을 때는 국번 없이 1372 소비자상담센터로 문의할 수 있다.
결제 전 환급 규정과 교육과정을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이 피해를 막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