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내 주식시장이 반도체 대형주의 동반 약세와 외국인 매도세에 밀려 큰 폭으로 하락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00.00포인트 떨어진 5383.80에 마감했다. 하락률은 5.28%였다. 코스닥도 36.54포인트 내린 678.41로 거래를 마치며 5.11% 하락했다. 두 시장에서 모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한 가운데, 미국 중간선거 이후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환경에 대한 경계가 반도체주에 집중됐다.
하락 출발 뒤 낙폭 확대…코스피 5400선 아래로
주식시장 급락/ 출처: 더큐뉴스코스피는 이날 5580.09로 출발했다. 전 거래일 종가인 5683.80보다 103.71포인트 낮은 수준에서 장을 시작한 뒤 장중 5336.88까지 내려갔다. 종가는 장중 저점보다 높았지만 개장 때보다도 낮았다. 거래가 진행되는 동안 하락 압력이 추가로 반영된 것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5400선을 밑돌았다.
코스닥 역시 장중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수는 713.49에서 거래를 시작했으나 한때 673.38까지 밀렸다. 최종적으로 678.41에 마감하면서 전 거래일 종가 714.95와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동반 하락은 대형주와 중소형 성장주 시장에 걸쳐 매도 압력이 나타났음을 보여준다.
다만 지수 하락률만으로 모든 업종이 같은 폭으로 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도체와 AI 인프라 관련 종목에는 매도가 집중됐지만, 금융과 일부 소비 관련 업종에서는 다른 흐름이 나타났다. 이날 장세는 시장 전체의 약세와 업종 간 차별화가 동시에 진행된 모습에 가까웠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약세…AI 투자 우려 반영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7.57% 하락한 20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9.46% 내린 126만4000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우도 6.58%, SK스퀘어는 10.01%, 삼성전기는 15.34% 하락했다. 코스닥에서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종목의 약세가 지수에 부담을 줬다.
KB증권은 이날 마감 자료에서 미국 중간선거 결과 이후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반도체 투자심리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의 미국 의회 상·하원 장악에 따라 AI 인프라 사업의 정책 환경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경계가 주가에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이 내용은 시장 반응에 대한 분석으로, 개별 규제안의 시행이나 반도체 주문 감소가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국 증시의 흐름도 업종별로 나뉘었다. KB증권에 따르면 간밤 미국의 주요 3개 주가지수는 상승했지만 반도체주는 약세를 보였다. 국내 증시의 하락을 미국 주식시장 전반의 동반 급락에 따른 결과로 설명하기보다는, 반도체와 AI 투자 관련 위험이 부각된 흐름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국내 전력기기 등 다른 AI 인프라 관련주에도 매도세가 집중됐다.
외국인 매도 지속…기관 매수와도 엇갈린 방향
외인 3조 8천억 순매도 출처: 더큐뉴스KB증권이 공개한 15시 30분 기준 자료에서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 주식을 3조8316억원 순매도했다. 개인은 2조6978억원, 기관은 9348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내놓은 주식을 개인과 기관이 사들였지만, 지수의 큰 폭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KB증권은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가 5거래일 연속 이어졌다고 집계했다.
코스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같은 자료 기준 외국인은 1041억원, 기관은 1015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1987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에서는 기관이 순매수한 반면 코스닥에서는 기관도 매도 우위를 보였다는 점이 달랐다. 시장별 수급 구성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개별 종목에서는 지수와 다른 매수 흐름도 확인됐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KB증권의 순매수 집계에서 외국인은 NAVER를 704억원 순매수했다. 기관은 SK하이닉스를 2923억원, 셀트리온을 2231억원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기관의 순매수에도 주가는 하락했다. 특정 투자자 집단의 매수 여부와 당일 주가 방향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았던 셈이다.
금융·일부 소비 업종은 차별화…수급과 정책 구체화 주목
자금 운용중인 트레이더 / 출처: 더큐뉴스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도 상승한 기업이 있었다. KB금융은 3.63%, 현대차는 3.53% 올랐다. 셀트리온은 7.50%,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67% 상승했다. KB증권은 음식료와 엔터테인먼트, 화장품, 금융 등의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중심의 하락 속에서도 일부 업종에는 매수세가 유입됐다.
반면 2차전지는 반도체와 함께 약세를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2.54% 하락했다. KB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의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한 점을 언급하며, 친환경 정책에 대한 기대와 별개로 이차전지 업종 전반이 약세였다고 분석했다. 같은 날에도 정책 기대와 기업 실적에 대한 반응은 업종마다 달랐다.
향후 확인할 변수는 외국인 매도 흐름의 변화와 AI 인프라 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이다. KB증권도 외국인 수급 개선 여부를 지수 방향의 주요 변수로 제시했다. 이날 가격에 반영된 규제 우려가 실제 투자 일정과 기업 실적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하루의 급락만으로 이후 반등이나 추가 하락을 단정하기보다, 수급과 기업별 실적을 나눠 살펴봐야 하는 국면이다.
※ 수급은 KB증권이 공개한 2026년 11월 5일 15시 30분 기준 집계를 사용했다. 자료별 집계 차이가 있어 다른 보도의 수급 금액과 혼합하지 않았다. 분석 출처: KB증권 국내주식 마감 시황, KB 리서치 장마감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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