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이 24일 오전 10시 반려견과 보호자의 발소리로 채워졌다. 서울시가 주최하는 ‘2026 서울시민과 함께하는 서울펫림픽(SEOUL PETLYMPIC)’이 이틀 일정으로 막을 올리면서다. 행사장은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과 맞닿은 평화광장 일대에 꾸려졌다. 경기장 내부가 아니라 경기장 옆 공원 광장에서 열린다는 점은 방문객이 미리 알아둘 부분이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이 대회의 방향은 분명하다. 훈련된 선수견의 무대였던 도그스포츠를 일반 반려가정의 일상 훈련 수준까지 끌어내리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첫 대회에서 확인한 반응을 바탕으로 올해는 참여 종목과 체험 프로그램을 함께 늘렸다. 반려견이 없어도 관람과 체험 부스 이용은 가능하다.

문턱 낮춘 4개 종목…“기다려만 잘해도 출전”

대회의 중심은 ‘펫림픽’ 4개 종목이다. 보호자가 정한 자리에 반려견이 머무는 ‘스테이 클래식(기다려)’, 호출에 반응하는 속도를 재는 ‘리콜 스프린트(이리와)’, S자로 세워진 고깔을 지그재그로 통과하는 ‘슬라럼’, 보호자와 나란히 15m를 달리는 ‘팀 스프린트’가 그것이다. 전문 훈련 경험이 없는 반려가정도 기본 예절 훈련만 되어 있으면 도전할 수 있는 종목들이다.

참가 규모는 종목마다 선착순 100팀, 모두 400팀이다. 참가비는 종목당 4만원이며 같은 날 두 종목에 나서는 경우에도 4만원이다. 참가자에게는 기념 티셔츠와 ID카드, 물통, 와펜 등이 제공된다. 접수는 지난달 14일부터 공식 누리집에서 진행됐고, 현장 접수 여부와 잔여 좌석은 운영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경기는 중·소형견과 대형견으로 체급을 나눠 진행된다. 서울시는 참가자들이 집에서 미리 연습할 수 있도록 종목별 세부 가이드 영상을 누리집에 올려두기도 했다. 대회를 준비한 관계자들은 “훈련량보다 보호자와 반려견 사이의 신뢰가 기록을 가른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4㎞ 도그트레일과 도그스포츠 무대

경쟁을 원하지 않는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 평화의공원 일대 약 4㎞를 반려견과 함께 걷는 ‘도그트레일’이 대표적이다. 순위를 매기지 않고 400명 규모로 운영되며, 걷는 동안 반려견의 보행 습관과 사회화 상태를 점검할 수 있도록 구간별 안내가 붙는다. 가을 단풍이 시작되는 시기의 공원 산책로를 이틀간 걷는 코스라는 점도 참가자들이 꼽는 장점이다.

관람객을 위한 경기장도 따로 마련됐다. 어질리티, 프리스비, 플라이볼, 독댄스 등 국내에서 활발히 치러지는 도그스포츠 종목이 연이어 펼쳐지고,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나서는 초청전도 열린다. 각 경기에는 해설이 붙어 처음 도그스포츠를 접하는 관람객도 규칙과 채점 기준을 이해할 수 있게 했다. 통상적으로 도그스포츠 대회는 참가자 중심으로 운영돼 일반 관람객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이번 행사는 해설과 관람석을 함께 배치해 그 문턱을 낮춘 사례로 평가된다.

체험·상담·응급처치…행사장 전체가 ‘펫 테마파크’

평화광장 곳곳에는 상시 운영되는 체험 부스가 들어섰다. 서울시 수의사회 소속 수의사와 전문 훈련사가 무료로 건강·행동 상담을 진행하고, 반려견 응급 상황에 대응하는 심폐소생술과 응급처치 교육도 현장에서 이뤄진다. 반려견과 함께 사는 가정에서 가장 필요하면서도 배우기 어려운 내용을 무료로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코너의 특징이다.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해치 캐릭터와 펫림픽 콘셉트의 페이스페인팅·타투, 키링 제작 부스가 운영되고, 반려동물 에티켓을 퀴즈로 풀어보는 ‘펫티켓 골든벨’도 열린다.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시민도 부담 없이 둘러볼 수 있도록 산업 부스와 먹거리 공간이 함께 배치됐다.

달리면 기부가 되는 ‘런 위드 고’

본 행사에 앞서 이날 오전 7시에는 시민 참여형 기부런 ‘런 위드 고(RUN WITH GO)’가 평화광장을 출발점으로 열렸다. 참가자들이 5㎞ 또는 10㎞를 달리면 참가비 일부가 기부로 전환되는 구조다. 오프라인 5천명, 온라인 2천명 규모로 모집됐으며, 사단법인 함께하는사랑밭과 함께 조성한 5천만원은 서울 취약계층 반려가구의 돌봄 지원에 쓰인다.

서울시는 지난 8월 이 사업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늘면서 사료비와 진료비 부담이 커진 점을 고려해, 축제의 흥행 수익 일부를 돌봄 사각지대에 돌려놓는 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행사장에는 반려동물 관련 산업 부스도 함께 들어섰다.

방문 전 확인할 것

행사는 25일까지 이틀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참가 접수를 하지 않은 방문객은 자유롭게 입장할 수 있지만, 대회 출전과 일부 체험 프로그램은 사전 접수자 우선으로 진행된다. 반려견과 동반할 경우 목줄과 배변 봉투는 필수이며, 발열이나 기침 등 건강 이상이 있는 반려견은 참가를 피하는 것이 좋다.

기간 2026년 10월 24일(토)~25일(일)
운영 시간 10:00~17:00
장소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 인근)
참가비 펫림픽 종목당 4만원(당일 2종목 참가 시 4만원)
주요 프로그램 펫림픽 4종, 도그트레일(4㎞), 어질리티·프리스비·플라이볼·독댄스, 무료 건강·행동 상담, 응급처치 교육
오시는 길 지하철 9호선 한성백제역 2번 출구에서 약 325m
문의·홈페이지 02-120 / 공식 누리집

운영 시간과 프로그램, 참가 접수 상황은 변동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공식 누리집에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우천 시 일부 경기가 순연되거나 체험 부스 운영이 축소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도심형 반려문화 축제로 자리 잡을까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500만명 규모로 커지면서 도심 공원을 무대로 한 반려견 행사는 빠르게 늘고 있다. 다만 대형 행사가 몰리면 소음과 배변, 목줄 착용을 둘러싼 비반려인과의 마찰도 함께 커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가 체험 부스에 에티켓 교육을 함께 배치한 것도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대응으로 읽힌다.

김영환 서울시 정원도시국장은 “올가을 가족과 반려견이 함께 월드컵공원을 찾아 서울펫림픽의 선수가 되어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행사가 선수 중심의 도그스포츠를 시민 참여형 축제로 전환하려는 시도라는 점에 주목한다. 참가자 수와 관람객 반응, 안전 관리가 향후 서울시 반려동물 정책의 방향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