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생활비의 뿌리인 국민연금이 올해부터 새 기준으로 움직인다. 2025년 3월 국회를 통과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2026년 1월 1일 시행되면서 보험료율은 9%에서 9.5%로, 소득대체율은 41.5%에서 43%로 각각 조정됐다. '더 내고 더 받는' 구조로 바뀐 첫해인 만큼, 가입자 입장에서는 달라진 숫자가 자신의 수령액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그리고 언제부터 얼마 동안 받을지를 어떻게 설계해야 유리한지 함께 따져볼 시점이다.
달라진 숫자 세 가지
가장 먼저 체감되는 것은 보험료다. 2026년 보험료율은 9.5%로, 2033년 13%에 이를 때까지 해마다 0.5%포인트씩 오른다. 국민연금공단이 제시한 예시를 보면 전체 가입자 평균소득(A값) 수준의 소득을 가정할 때 월 보험료 부담은 지난해보다 1만 5천 원가량 늘어난다. 사업장가입자는 절반을 회사가 부담하기 때문에 개인 부담 증가폭은 그 절반 수준이다.
받는 돈의 기준도 올라갔다. 소득대체율은 2026년 1월 1일 이후의 가입기간부터 43%가 적용된다. 다만 이미 연금을 받고 있는 수급자와 2025년 말까지의 가입기간에는 종전 규정이 그대로 쓰인다. 예를 들어 2026년에 50세인 가입자는 59세까지 10년간 43%를, 그 이전 기간은 낮은 소득대체율을 각각 적용받는다. 젊을수록 새 기준의 혜택을 받는 기간이 길어지는 구조다.
제도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장치도 들어갔다. 국가가 연금급여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지급을 보장한다는 조항이 법에 명시됐고, 출산과 군복무에 대한 가입기간 인정도 넓어졌다. 첫째 아이부터 12개월을 인정하고 50개월 상한은 폐지됐으며, 군복무는 실제 복무기간을 최대 12개월까지 인정한다.

언제 받을까, 앞당기기와 늦추기
국민연금은 가입기간 10년을 채우면 출생연도별 지급개시연령부터 평생 받는다. 1969년 이후 출생자는 65세가 기준이고, 그보다 앞선 세대는 61~64세에 시작한다. 여기서 최대 5년을 앞당기거나 늦출 수 있는데, 어느 쪽을 택하느냐에 따라 평생 받는 금액이 달라진다.
조기노령연금은 1년 앞당길 때마다 연금액이 6%씩 깎인다. 5년을 앞당기면 30%가 줄어 기본연금액의 70%만 받는다. 게다가 일정 소득이 있는 업무에 종사하면 그 기간만큼 지급이 멈춘다. 소득 공백이 짧고 건강상 이유로 일을 그만둔 사람에게는 선택지가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불리할 수 있다.
반대로 연기연금은 수령을 최대 5년 미루는 대신 1년마다 7.2%씩, 5년이면 36%를 더 얹어준다. 연금액 전체뿐 아니라 50~100% 범위에서 일부만 미루는 것도 가능하고, 신청을 여러 차례 나눠 할 수도 있다. 다만 미루는 동안에는 가산금이 붙지 않고, 나중에 늘어난 연금액 때문에 연금소득세와 건강보험료, 기초연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
손익분기점은 단순 계산으로 가늠할 수 있다. 월 100만 원을 받을 사람이 5년을 미루면 70세부터 월 136만 원을 받는다. 60개월간 받지 못한 6,000만 원을 월 36만 원의 추가분으로 메우려면 약 167개월, 14년 가까이 걸린다. 84세 전후까지 살아야 본전이라는 뜻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연금액이 늘어날 경우 세금과 건강보험료, 기초연금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살펴보라고 안내한다.
연기 신청으로 노령연금액이 증가할 경우 연금소득세, 건강보험료 및 기초연금액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국민연금공단
수령 시기에 따른 손익은 기대수명과 소득 공백 기간을 함께 넣어 계산해야 한다. 가입기간 10년, 못 채웠다면
연금을 받으려면 최소 10년의 가입기간이 필요하다. 경력 단절이나 실직으로 이 기간이 모자란 사람이 가장 먼저 살펴볼 제도가 추납(추후납부)이다. 과거에 보험료를 낸 이력이 있으면 납부예외 기간이나 적용제외 기간, 1988년 이후의 군복무 기간에 대해 보험료를 나중에 내고 가입기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인정 한도는 최대 119개월이다. 보험료 산정 기준이 신청 시점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미리 지사에서 본인에게 유리한 시점을 확인하는 편이 좋다.
소득이 없어도 가입할 수 있는 임의가입 제도도 있다. 전업주부나 은퇴 후 소득이 끊긴 사람이 대상이다. 최소 보험료는 기준소득월액 하한액(2026년 7월부터 41만 원)을 기준으로 월 3만 8,950원 수준이다. 오랜 기간 납부하면 가입기간이 쌓여 노후 연금액이 늘어난다.
과거에 힘들어 반환일시금을 받았다면 반납을 검토할 수 있다. 받은 돈을 이자와 함께 되돌려 넣으면 그 기간이 다시 가입기간으로 살아난다. 가입 이력과 시점에 따라 조건이 달라 지사 상담이 필요하다.

받기 시작한 뒤에도 변수는 남는다
연금을 받는 동안에도 소득에 따라 금액이 조정될 수 있다. 지급개시연령 이후 5년 동안 일정 수준을 넘는 소득이 있으면 구간에 따라 15~25%가 깎이고, 감액 한도는 노령연금의 절반이다. 2026년 기준으로는 A값(319만 3,511원)에 200만 원을 더한 519만 원 이상의 소득이 감액 대상이다. 이 경우 부양가족연금은 지급되지 않는다. 다만 A값 초과분이 200만 원에 못 미치면 감액 대상에서 빠진다.
기초연금과의 관계도 살펴야 한다. 2026년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은 물가상승률 2.1%를 반영해 단독가구 월 최대 34만 9,700원으로 올랐다. 국민연금 수령액이 늘면 소득인정액이 높아져 기초연금이 줄거나 받지 못할 수 있다. 연기로 국민연금을 키우는 선택이 총소득 기준으로는 오히려 손해가 되는 경우도 여기서 나온다.
세금과 건강보험료도 확인 대상이다. 연금소득에는 연금소득세가 붙고, 소득이 있는 배우자·자녀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이 흔들릴 수 있다. 공단은 연기 전 이런 부수 효과를 함께 계산해 보라고 권한다.
지금 확인해야 할 것들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의 '내 연금 바로알기' 서비스에서는 예상 연금액과 가입 이력을 조회할 수 있다. 가입 이력이 누락된 기간은 없는지, 납부예외나 체납 기간은 없는지 먼저 점검하는 것이 순서다.
청구 시효도 챙겨야 한다. 연금은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생긴 날부터 5년 안에 청구하지 않으면 소멸한다. 다만 청구하면 최근 5년분까지는 한꺼번에 받을 수 있으므로, 이미 시기를 놓쳤더라도 늦게라도 신청하는 편이 낫다. 이혼한 배우자의 연금을 나눠 받는 분할연금, 배우자나 자녀 등 부양가족이 있을 때 더해지는 부양가족연금도 본인에게 해당하는지 확인할 만하다.
결국 국민연금은 '얼마를 냈는가'뿐 아니라 '언제부터, 몇 년간 받는가'로 격차가 벌어지는 제도다. 올해부터 달라진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기준으로 자신의 예상 수령액을 다시 계산해 보고, 조기 수령과 연기, 추납 가운데 무엇이 유리한지 지사 상담과 모의계산을 통해 비교해 보는 것이 노후 준비의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