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6시 30분께 법무부가 운영하는 출국승객 사전심사시스템(i-APP)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한 전국 주요 공항의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에서 탑승권 발권이 한때 중단됐다. 장애는 약 1시간 30분 만인 오전 8시께 복구됐지만, 밀린 승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출국장 혼잡은 오전 내내 이어졌다. 나흘 전 항공사 공용 네트워크 장애로 1,200여 명이 발이 묶였던 직후라 여행객들의 불안이 다시 커지는 분위기다.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항공사 체크인 시스템 장애로 탑승 수속을 기다리는 승객들. 이번 장애의 진원지는 항공사 자체 발권 서버가 아니라 법무부의 중앙 시스템이었다. i-APP는 항공사가 승객에게 탑승권을 발급하기 전에 해당 승객의 출국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에 쓰인다. 항공사 예약·발권 시스템이 법무부 시스템과 연동돼 규제 내역과 여권 정보 등을 조회한 뒤 탑승 가능 응답을 받아야 정상적으로 탑승권이 나오는 구조다.
이 연동이 끊기자 인천공항 제1·2여객터미널의 체크인 카운터에서 탑승권 발권이 멈춰 섰다. 항공사 직원들이 승객의 출국 가능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면서 수속 자체가 진행되지 않았고, 일부 카운터 앞에는 대기 행렬이 길게 늘어섰다. 인천일보는 일부 카운터의 점유율이 100%에 이르러 대기 줄이 외부까지 수십 미터 이어졌다고 전했다.
경인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날 인천공항에서는 출발 항공편 9편이 지연됐다. 시스템이 복구된 오전 8시 이후에도 발권을 기다리던 승객들이 한꺼번에 수속 창구로 몰리면서, 정상화 이후 한동안 공항 내 혼잡이 이어졌다. 장애 시간은 1시간 30분가량이었지만 실제 불편은 그보다 길게 남은 셈이다.
원인은 '전산장비 정비'…당국 설명은 아직
이번 장애가 왜 발생했는지를 두고는 법무부의 시스템 작업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경인일보는 법무부가 출국승객 사전심사시스템의 전산장비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정기 점검이나 장비 교체 작업 중 연동이 끊겼을 가능성이 거론되는 대목이다.
다만 법무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공식 설명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정확한 장애 원인과 영향 범위, 항공편 지연 규모는 관계기관의 조사 결과가 나와야 확정된다. 앞서 인천일보는 “공항과 연동이 차단돼 주요 공항 전산망이 1시간 넘게 먹통 상태에 빠졌다”고 보도하며 공공 IT 인프라 관리 실태를 문제로 지적했다.
“국가 주요 관문에서 보안·심사 중추 시스템이 멈추면 항공사 한 곳의 서버 고장과는 비교할 수 없는 파급이 생긴다. 원인 공개와 재발 방지책이 함께 나와야 한다.”
나흘 전에도 12시간 먹통…10월 30일의 기억
지난달 30일 인천공항 체크인 카운터 혼잡 현장. 당시 중국동방항공·중국남방항공·중국국제항공 등 3개 항공사는 발권 시스템이 사실상 중단돼 수기로 탑승 수속을 진행했다. 한때 공항 안에서 1,200여 명이 대기를 했고, 항공편 38편이 지연됐다. 시스템은 장애 발생 12시간여 만인 오후 5시께 완전히 정상화됐다.
두 사건은 원인이 다르다. 10월 30일은 항공사 공용 통신망과 발권 솔루션의 문제였고, 이번은 정부의 출국 심사 연계 시스템 문제다. 그러나 승객 입장에서는 “공항 전산이 또 멈췄다”는 경험이 반복됐다는 점에서 체감 피로가 클 수밖에 없다.
왜 반복되나…'단일 고장점' 구조의 위험
공항 체크인 데스크 전경. / 출처: Public Domain Pictures / 라이선스: FREE항공사 발권은 겉으로 보기에는 각 항공사의 업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러 외부 시스템이 촘촘히 연결된 구조다. 공용 통신망, 발권 솔루션, 정부의 출입국 심사 연계 시스템 가운데 하나만 끊겨도 전국 공항의 카운터가 동시에 영향을 받는다. 이번처럼 중앙 시스템 하나가 멈추면 특정 항공사나 특정 터미널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중화와 우회 경로 확보, 장애 시 수기 수속으로 전환하는 매뉴얼의 실효성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시스템 장애 자체를 100% 막기는 어렵더라도, 장애가 생겼을 때 승객이 어디서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를 즉시 안내하고 수속을 분산시키는 대응 체계가 갖춰져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말과 겨울 성수기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인천공항 이용객이 다시 늘어나는 시기에 같은 유형의 장애가 재발하면 지연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어, 관계기관의 사전 점검과 상황 전파 체계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출국 예정자라면 확인할 것
인천국제공항 터미널 내부 안내 시설. / 출처: 인천국제공항 / 라이선스: 유료·저작권 있음출국을 앞둔 여행객은 공항에 도착하기 전에 항공사 앱이나 공식 운항 정보로 탑승 수속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현장 체크인 카운터가 붐빌 때는 셀프 체크인과 수하물 위탁 카운터를 활용하면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발권이 지연되면 탑승구 이동 시간이 부족해질 수 있으므로, 평소보다 여유 있게 공항에 도착하는 편이 좋다.
| 인천공항 고객센터 | 1577-2600 |
|---|---|
| 실시간 공항 혼잡도 | 인천국제공항 공식 홈페이지 |
| 출발 항공편 시간표 | 여객 출발 시간표 |
| 출국 절차 안내 | 출국절차 안내 |
운항 정보와 혼잡도는 공항 운영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바뀌므로, 방문 전 공식 홈페이지나 항공사 안내를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번 장애는 약 1시간 30분 만에 복구됐지만, 나흘 새 두 번이나 발권이 흔들렸다는 사실 자체가 남는 과제다. 국가 관문의 전산 시스템이 어디까지 외부 의존 구조로 설계돼 있는지, 장애가 반복될 때 승객에게 어떤 정보를 얼마나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지가 다음 점검의 초점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