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이 반등 곡선에 올랐다. 10월 말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의 대형 해킹 사태로 두 달여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던 비트코인이 7만8천달러 안팎으로 되돌아왔고, 알트코인은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4일 오전(한국시간) 기준 시세 집계다. 미국 중간선거를 전후해 '선거 이후 강세'라는 역사적 패턴에 대한 기대가 되돌아온 것이 심리적 배경으로 꼽힌다.

밤사이 반등장을 이끈 가상자산 시장 / 출처: Flickr

해킹 충격 일주일, 시장은 다시 숨을 고른다

지난달 30일 바이낸스는 약 63억 달러 규모의 자산이 빠져나간 해킹 피해를 확인하고 출금을 일시 중단했다. 공격자들은 가짜 채용 면접과 거래소 내부에서 쓰이던 인공지능(AI) 도구를 악용한 것으로 거래소 측은 설명했다. 이날 비트코인은 7만6천141달러까지 밀려 한 달간 최저점을 기록했고, 미국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하루에 6억4천300만 달러가 유출되며 6월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그러나 충격은 생각보다 짧게 끝났다.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선물시장의 미결제약정은 해킹 직후에도 비트코인이 5백80억 달러 안팎, 이더리움이 2백35억 달러 수준을 유지하며 크게 이탈하지 않았다. 가상자산 운용사 갤럭시의 연구책임자 알렉스 손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같은 회복세를 언급하며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세계 최대 거래소의 대형 해킹 사태에서도 비트코인은 7주 연속 주봉 기준 50주 이동평균선 위에서 마감했다. 이런 회복력은 매우 고무적이다."

알트코인부터 오른다…지캐시 1천2백달러대

이번 밤사이 반등의 주역은 알트코인이다. 해외 시황 집계 기준 라이트러가 24시간 동안 11.9% 올랐고, 레이어제로는 10.2%, 펌프펀은 9.6%, 베니스토큰은 7.1%씩 상승하며 하루 상승률 상위권을 기록했다. 프라이버시 강조 코인인 지캐시는 6.5% 오른 1천2백31달러를 기록했다.

알트코인이 앞서는 반등세를 보인 가상자산 시장 / 출처: Kriptomat 
이더리움도 2천2백90달러 안팎을 사수하며 해킹 직후 동요를 수습했고, 리플(XRP)은 1.2달러대에서 안정세를 이어갔다. 다만 시장 전체가 회복한 것은 아니다. 하루 기준으로 하락한 종목도 여전히 많아, 이번 강세를 상위 자산과 모멘텀 종목 중심의 선택적 반등으로 보는 해석이 나온다.

비트코인, 8만1천달러 저항 앞에서

비트코인은 밤사이 7만7천~7만8천달러를 오가며 전일 종가 대비 1% 내외 상승했다. 지난 10월 한 달에만 7.3% 하락하며 2년 연속 '하락하는 10월'을 겪은 뒤라는 점에서 반등 자체의 의미는 크다. 다만 기술적 여건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 현재 시세는 지난해 10월 6일에 기록한 12만6천달러 안팎의 사상 최고치보다 38%가량 낮고, 20일 이동평균선(8만1천달러 안팎)과 50일 이동평균선(8만2천달러 안팎)도 아직 위로 넘보지 못했다. 이 구간을 회복해야 단기 추세 전환을 논할 수 있다는 것이 시세 분석가들의 평가다.

올해 비트코인 흐름을 보면 지난달 4일 8만6천489달러까지 오른 뒤 차익 실현 매물에 밀리며 내리막을 걸었고, 연초 이후 누적 수익률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다만 지난 6월 말 5만8천달러대 저점을 확인한 이후 3개월간은 20% 이상 오르는 회복 흐름이 이어져 왔기 때문에, 이번 반등이 다시 한번 바닥을 다지는 계기가 될지 여부가 관건이다.

중간선거가 밀어주는 '역사적 패턴' 기대감

심리적 지렛대는 미국 중간선거다. 3일(현지시간) 치러지는 선거를 앞두고 옵션시장의 암묵변동성은 선거 직후 만기를 기준으로 43%대까지 뛰었는데, 이는 평시 수준(36% 내외)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파생상품 데이터 업체 라에비타스는 이를 방향 베팅이 아닌 이벤트 대비 헤지 수요로 해석하며, 선거가 지나면 빠르게 수그러들 것으로 보았다.

역사적으로 중간선거는 비트코인 저점 확인 사례가 많았던 시기다. 지난 3번의 중간선거 이후 비트코인은 13~71일 사이에 바닥을 확인한 뒤 상승으로 전환했고, 2013년 이후 11월 중반까지의 평균 상승률도 8.8%에 달한다. 이번 주에는 유럽과 호주 등 주요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도 이어져 거시 이벤트가 몰려 있는 흐름이다.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기대심리가 되돌아온 가상자산 시장 / 출처: Flickr 

예측시장 폴리마켓에서는 민주당의 하원 탈환 가능성이 94.5%, 상원 다수당 가능성이 74.5%까지 반영되는 등 민주당 의석 확대가 우세 시나리오로 형성돼 있다. 업계 조사에서는 의회 구도에 따라 연말까지 9만달러 회복 시나리오가 거론되기도 하지만, 규제 정책 방향에 따라 시장 반응이 갈릴 수 있다는 경계론도 함께 나오고 있다.

관건은 선거 결과와 ETF 자금 흐름

단기적으로 시장의 방향은 선거 개표가 마무리되는 4일과 그 이후의 ETF 자금 흐름에 달려 있다. 해킹 사태 이후 이어지던 자금 유출이 실제 매수 수요로 전환되는지가 이번 반등의 지속성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역사적 강세 패턴과 기술적 지지가 겹치는 구간인 만큼, 방향성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 우세하다.

가상자산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고위험 자산 투자에 해당한다. 이 기사는 특정 자산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으며, 시세와 수치는 작성 시점 기준으로 이후 변동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