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단절, 이제는 '끝'이 아니라 '쉼표'다

결혼·출산·육아로 일을 놓아야 했던 사람들에게 재취업은 막막한 숙제다. 경력 공백이 길어질수록 채용 시장에서의 자신감은 떨어지고, 어떤 교육을 어디서 받아야 하는지조차 알기 어렵다. 하지만 지금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상담부터 직업훈련, 인턴십, 취업 후 사후관리까지 단계별로 지원하는 제도가 촘촘히 마련돼 있다. 핵심은 '무료로, 내 수준에 맞게, 취업까지 연결되는' 교육을 고르는 것이다.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재취업 실전 교육 현장. 

새일센터, 상담부터 인턴까지 '원스톱'

재취업 교육의 출발점은 전국 159개소에서 운영되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다. 성평등가족부(2025년 10월 1일 여성가족부에서 명칭 변경)와 고용노동부가 함께 운영하며, 구직 상담과 구인·구직 관리, 직업교육훈련, 인턴십, 취업 연계, 취업 후 사후관리까지 한 곳에서 처리한다. 대표전화 1544-1199로 거주지 인근 센터를 안내받을 수 있다.

처음 방문하면 심리상담과 직업선호도 검사, 이력서·면접 코칭이 포함된 집단상담프로그램을 거친다. 기본과정과 심화과정, 결혼이민자여성 과정으로 나뉘며, 이 과정을 마치면 새일센터 직업훈련과 새일여성인턴, 고용센터의 국민취업지원제도까지 연계해 신청할 수 있다.

“2025년 발표된 제4차 여성 경제활동 촉진·경력단절 예방 기본계획(2025~2029)에 따라 정책 대상이 '경력단절 여성'에서 청년·중장년·고령을 아우르는 '모든 여성'으로 확대됐다. 새일센터도 첫 구직준비부터 재진입까지 생애주기별 상담을 제공한다.”
새일센터는 지역 구인 수요를 반영한 직업교육훈련 과정을 운영한다.

직업교육훈련은 무료, 수당까지 붙는다

새일센터 직업교육훈련은 구인 수요가 높은 직종을 중심으로 열리며, 훈련비는 국비로 지원돼 훈련생 부담이 사실상 없다. 통상 3월부터 11월까지 과정별로 모집하며, 사무·회계·관리부터 보건의료, 사회복지, 예술·디자인, IT 등 분야가 다양하다. 최근에는 자녀 돌봄과 훈련을 병행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혼합 과정도 신설됐다.

특히 훈련 의욕을 높이기 위한 참여촉진수당이 도입됐다. 훈련과정의 80% 이상을 수료하면 총 4회에 걸쳐 1개월당 10만 원(최대 40만 원)을 지급한다. 다만 국민취업지원제도 훈련참여 지원수당 수급자는 제외된다. 수료 기준은 보통 80% 이상 출석이며, 일부 센터는 20% 이상 출석 후 조기취업도 인정한다.

국민내일배움카드, 5년간 최대 500만 원

새일센터 과정이 맞지 않는다면 국민내일배움카드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경력이 단절된 사람도 발급 대상이며, 5년간 훈련비 300만 원에 최대 200만 원을 추가해 총 5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훈련비의 0~55%는 본인이 부담하지만,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 등은 부담이 없거나 크게 낮아진다.

안정적인 직장이 없이 140시간 이상 훈련을 받으면 훈련장려금도 나온다. 하루 5시간 이상 훈련 시 1일 5,800원(월 최대 11만 6천 원)이 지급되며, 출석률이 80% 미만이면 받을 수 없다. 카드 발급과 수강 신청은 모두 고용24에서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고, 실업 상태라면 사전 구직 신청이 필요하다.

 

인턴과 구직촉진수당으로 '취업'까지

교육을 마쳤다면 실제 일자리로 연결하는 단계가 남았다. 새일여성인턴은 취업연계형 인턴십으로, 인턴에게는 지원금을, 정규직 채용 기업에는 고용유지 장려금을 지급한다. 정규직 전환 시 기업 장려금은 기존 1인당 320만 원에서 400만 원으로 확대됐다.

구직활동 자체를 지원하는 국민취업지원제도도 함께 쓸 수 있다. 가구 소득이 중위소득 60% 이하이거나 특정 계층에 해당하면 구직촉진수당으로 월 50만 원씩 최대 6개월간 300만 원을 받는다. 취업 후 6개월 근무하면 50만 원, 이후 6개월을 더 채우면 100만 원이 추가로 지급된다.

핵심은 '한 번에 하나'가 아니라 '겹쳐서 활용'이다. 집단상담 → 직업훈련(무료·수당) → 인턴십(지원금) → 구직촉진수당 순으로 이어 붙이면, 공백 기간에도 소득과 경력을 동시에 쌓을 수 있다.
지역 새일센터 직업훈련 이수자의 상당수가 취·창업에 성공한다.

신청은 이렇게

가장 빠른 길은 거주지 인근 새일센터를 방문하는 것이다. 신분증과 구직신청서를 준비하면 상담을 거쳐 나에게 맞는 과정을 추천받을 수 있다. 훈련생 모집은 센터별로 수시로 열리므로, 새일센터 누리집이나 대표전화 1544-1199에서 최신 일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국민내일배움카드는 고용24에서 온라인 신청하고, 인근 고용센터나 고용24에서 훈련 진단·상담을 받을 수 있다.

경력 공백은 재능의 공백이 아니다. 무료 훈련으로 기술을 채우고, 수당으로 생활을 지탱하며, 인턴십으로 다시 시장에 발을 들이면 된다. 지금 내 지역 센터의 모집 공고를 확인하는 것이 재취업의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