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장의 대표 자산인 비트코인이 15일 8만1000달러대로 밀렸다. 최근 한 달 동안 40% 넘게 급등한 뒤 나온 조정으로, 하루 낙폭은 2% 안팎이다. 주요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은 8만1400~8만1700달러 구간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이탈,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한꺼번에 부각되면서 '10월 랠리'의 지속 여부가 시험대에 올랐다.

8만1000달러대로 후퇴…한 달 급등분 일부 반납

15일 오전(한국시간) 기준 비트코인은 미국 주요 거래소에서 8만1500달러 안팎에 거래됐다. 전일 대비 약 1.9% 하락한 수준이며, 일부 거래소에서는 8만1400달러대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하루 전인 14일 장중 8만4000달러를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단기 상승 탄력이 눈에 띄게 둔화된 흐름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7월 초 5만7800달러까지 떨어진 뒤 90일 동안 43.8% 오르며 8~9월 강한 반등을 연출했다. 다만 2025년 10월 6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12만6080달러와 비교하면 여전히 34%가량 낮은 위치다. 올해 들어서는 3.8% 하락했고, 1년 전과 비교하면 25% 빠진 상태다. 반등으로 손실 상당 부분을 만회했지만 고점을 되찾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가총액 기준 비트코인의 시장 지배력은 61%대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 가운데 절반 이상이 비트코인에 집중돼 있다는 뜻으로, 비트코인의 방향성이 알트코인 전반의 흐름까지 좌우하는 구조다.

비트코인이 15일 8만1000달러대로 밀리며 최근 한 달 급등분의 일부를 반납했다.

연준 추가 인상 베팅…국채금리 5%대 부담

이번 조정의 배경으로는 통화정책이 우선 꼽힌다. 연준은 지난 9월 16일 기준금리를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2023년 이후 첫 인상이자 만장일치 결정이었다. 다음 정례회의는 10월 27~28일로 예정돼 있고, 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0.25%포인트 추가 인상이 단행될 확률을 64%로 반영하고 있다.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가 5.17%까지 올라온 점도 위험자산에 부담이다. 국채가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면서 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이동할 유인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상황도 물가 압력과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유동성 회복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세가 반전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너무 미약하며, 비트코인이 신고가로 향하려면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 온체인 분석가 다크포스트

현물 ETF, 순유입 급감 뒤 10월 순유출로

기관 자금 흐름도 힘을 잃었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는 9월 21일 9억9895만 달러 순유입으로 약 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5거래일 연속 유입 규모가 줄어 9월 28일에는 3107만 달러까지 내려앉았다. 단기간에 유입 속도가 3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9월 30일에는 1억4869만 달러 순유출을 기록하며 9일 연속 유입 행진이 끝났다. 10월 1일 1억267만 달러 순유입으로 잠시 반등했으나, 10월 5~9일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에서 합산 약 12억200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10월 들어 가상자산 ETF 자금 이탈 규모가 10억 달러를 넘어섰다는 집계도 나온다.

거래 활동도 함께 줄었다. 12개 현물 비트코인 ETF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9월 21일 45억7000만 달러에서 10월 1일 19억7000만 달러로 감소했다. 가격이 오르던 국면에서 유입되던 자금이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스테이블코인 유동성·중동 리스크·마운트곡스 변수

시장 유동성을 보여주는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5월 이후 140억 달러 줄었다가 9월 이후 40억 달러가량 회복해 약 2700억 달러를 기록 중이다. 다만 100만 달러 이상을 바이낸스로 옮긴 대형 지갑의 30일 유입액은 305억 달러로 한 달 전보다 40% 넘게 늘었지만, 2025년 10월 고점인 610억 달러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정학 변수도 가격을 흔들고 있다. 10월 2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피격 사건이 발생하자 8만7000달러까지 올랐던 비트코인은 상승분을 곧바로 반납했다. 24시간 거래되는 가상자산 특성상 주말에 발생한 지정학 뉴스를 주식·원유 시장보다 먼저 반영하는 모습이다.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 이후 이란 공습이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0월에는 스테이블코인 유동성과 중동 정세, 마운트곡스 상환 일정 등 변수가 겹쳐 있다. 

마운트곡스 상환 마감도 남아 있다. 마운트곡스 라벨 지갑에는 약 3만4387 BTC, 금액으로는 약 28억8000만 달러어치가 남아 있고, 법원이 승인한 채권자 상환 기한은 10월 31일이다. 2025년에는 마감을 나흘 앞두고 연장이 발표된 전례가 있어 시장은 연장과 실제 상환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있다. 상환이 이뤄질 경우 채권자들이 물량을 매도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10월 계절성과 4년 주기 논쟁

통계적으로 10월은 비트코인에 우호적인 달이다. 최근 13번의 10월 가운데 10번 상승 마감했고, 중간값 상승률은 12.73%였다. 다만 2025년 10월은 3.69% 하락하며 2018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한 10월이 됐다는 점은 반대 근거로 남아 있다.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서는 3.8% 하락했고, 1년 전보다는 25% 낮은 수준이다. 

2025년 10월 6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4년 주기설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시장 참가자는 최근의 조정을 사이클 저점을 다지는 과정으로 보는 반면, 다른 쪽은 통화 완화 기대와 기관 수요를 근거로 새로운 강세장 진입을 전망한다.

당장의 방향을 가를 변수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8만 달러 초반 지지선이 유지되는지, 10월 27~28일 연준 회의에서 금리 경로가 어떻게 제시되는지, 그리고 현물 ETF 자금이 순유입으로 돌아서는지 여부다. 세 변수가 모두 우호적으로 맞아떨어지지 않으면 8만 달러대 초반에서의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