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골프장 운영사 골프존카운티의 주인이 바뀌는 과정에서 최대주주와 2대 주주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지난달 27일 더시에나그룹·씨엘자산운용 컨소시엄과 골프존카운티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차입금을 포함한 기업가치는 약 1조8000억원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2대 주주 골프존홀딩스는 투자 당시 전제됐던 기업공개(IPO)와 경영권 보장이 저해된다며 매각에 반발했고, 양측은 입장문 공방을 이어가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골프존카운티는 전국 21개 골프장을 운영하는 국내 최대 골프장 운영사다 / 출처: PxHere

직접 인수 기회는 있었지만, 실현되지 못한 골프존홀딩스

골프존카운티는 2018년 골프존홀딩스가 MBK파트너스의 자본을 맞아 세운 골프장 운영 회사다. MBK는 출범 당시 재무적 투자자로 나서 1140억원을 투입했고, 이후 투자분까지 더해 총 투자금은 약 29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존카운티는 MBK의 자금과 골프존홀딩스의 골프 산업 노하우를 결합해 골프장을 잇달아 인수하며 전국 21개 골프장을 운영하는 국내 최대 골프장 운영사로 성장했다.

양사는 투자 계약에 일정 기한 내 상장 조건을 담았다. 그러나 IPO 추진은 무산됐고, MBK는 투자금 회수 방식을 지분 매각으로 전환했다. MBK 측에 따르면 골프존홀딩스에는 외부 매각에 앞서 골프존카운티를 우선 인수할 수 있는 우선매수제안권(ROFO)이 주어졌지만, 회사는 구체적인 인수 조건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후 경쟁입찰 막바지에 지분 매수를 제안했으나 가격과 거래 구조에서 더시에나 컨소시엄보다 불리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최종 선정되지 못했다.

결국 골프존홀딩스의 직접 인수는 무산됐고, 경영권은 제3자로 넘어가는 국면에 놓였다. MBK는 상장 시도가 무산된 뒤 골프존홀딩스가 IPO 재추진 의사만 밝혔을 뿐 관련 업무를 실제로 진행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이런 배경 속에서 매각이 공식화되자 골프존홀딩스의 반발은 곧바로 법적 대응 검토 발표로 이어졌다.

'적법한 권리 행사' vs '일방적 매각'

쟁점은 골프존홀딩스가 보유한 지분 31.6%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로 모아진다. 보통주 전환 기준 MBK의 지분율은 68.4%다. MBK는 2018년 투자 당시 체결한 주주간계약에 IPO가 무산될 경우 골프존홀딩스의 지분까지 제3자에게 함께 매각할 수 있는 동반매도요구권(드래그얼롱)이 명시돼 있다며 이번 매각은 계약에 따른 적법한 권리 행사라고 밝혔다. 골프존홀딩스가 주장하는 경영권 보장 역시 IPO 성공을 전제로 한 조건부 약정이었다는 입장이다.

"근거 없는 사실 왜곡과 계약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 — MBK파트너스 입장문

골프존홀딩스의 반박도 만만치 않다. 회사는 지난달 28일 입장문을 내고 당초 투자와 협력의 취지에 반하는 일방적인 매각 추진에 동의할 수 없다며 경영권과 주주 권익을 지키기 위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가처분 신청을 비롯한 법률적 조치도 가능한 선택지로 거론됐다. 아울러 드래그얼롱 행사에 관한 공식 통지나 SPA 등 관련 문서를 아직 받지 못했다며 지분 매각 의무가 실제로 발생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골프장 운영사를 둘러싼 지분 거래는 최근 국내 M&A 시장에서 큰 손이 몰리는 영역으로 꼽힌다 / 출처: PxHere 

갈등은 골프장 임대차계약으로까지

공방전은 골프장 임대차계약으로까지 번졌다. 골프존홀딩스는 자회사 골프존카운티자산관리가 소유한 안성H, 안성W, 선운, 청통 등 골프장 4곳의 임대 조건이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 별도의 임대보증금 없이 낮은 수준의 임대료가 유지돼 왔고, 임차인 쪽에 계약 연장 권한이 부여돼 있다는 것이다. 금리와 운영비 상승에 따른 임대료 조정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골프존카운티의 성장을 위해 감수해 온 조건이라는 설명이다.

MBK는 해당 계약이 투자 유치 당시 양사의 경영적 판단과 상호 합의로 체결돼 수년간 유지돼 온 것이라며, 인수 경쟁이 붙은 뒤에야 불공정하다고 문제 삼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매각 절차와 별개로 임대 조건을 둘러싼 양측의 인식 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매각 뒤집기는 어렵지만, 절차는 길어질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골프존홀딩스의 반발만으로 이번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드래그얼롱 조항이 주주간계약에 명시돼 있는 만큼 거래 자체를 뒤집기는 어렵다는 진단이다. 다만 가처분이나 이행소송 등 법적 절차가 착수하면 지분 이전 절차와 인수금융 조달 일정이 늦어질 수 있고, 매수자인 컨소시엄의 인수 선행조건에도 변수가 생길 수 있다.

업계에서는 골프존홀딩스가 매각 저지보다는 거래를 지연하면서 임대차 계약 등 별도 쟁점에서 협상력을 확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는다. 반면 공개 공방이 거듭되면서 매각 과정에 잡음이 커지는 것 자체가 거래 상대방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골프존카운티의 새 주인이 누가 되든, 양측의 법적 공방이 거래 종결 일정에 미치는 영향이 주목된다. 주주간계약 해석을 둘러싼 다툼이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국내 PEF 엑시트 사례의 판례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각 종결 절차는 법적 분쟁의 진행 여부에 따라 지연될 수 있다 / 출처: NegativeSp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