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최저기온이 한 자릿수로 내려오는 곳이 늘면서 가정마다 보일러가 본격 가동되는 시기가 시작됐다. 겨울 난방비 고지서는 난방을 시작한 지 한 달쯤 뒤에 도착하기 때문에, 절약을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고지서가 오기 전인 지금이다. 한국에너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겨울철 실내 난방온도를 1도만 낮춰도 에너지 소비량을 약 7% 줄일 수 있다. 원격조종기의 온도를 한 칸 조정하는 일이 그만큼의 효과를 낸다는 뜻이다.
1도의 힘, 에너지 소비량 7% 절감
한국에너지공단 냉난방 효율개선 지원안내센터는 겨울철 적정 실내 난방온도를 20도로 안내하고 있다. 이보다 낮은 온도로 설정하면 그만큼 난방에 쓰이는 에너지가 줄어드는데, 실내온도를 1도 낮게 설정하면 에너지 소비량의 약 7%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공단의 설명이다.
정책브리핑에 실린 에너지공단 자료는 적정 실내온도를 유지할 경우 전기료로 월 6,530원(절감량 26.2kWh)을 아낄 수 있다고 소개한다. 다만 이 권장 온도는 내복과 실내복을 함께 입는 것을 전제로 한 값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19도에서 내복을 입는 것과 24도에서 내복을 입지 않고 생활하는 것은 비슷한 수준의 온열 쾌적감을 느낄 수 있다"
에너지공단은 이렇게 설명했다. 옷차림만으로 실내온도 4~6도의 효과를 낼 수 있으므로, 적정온도 절약은 실내복 착용과 함께 실천해야 체감 온도가 흔들리지 않는다.
겨울철 난방비 절약은 온도조절기의 1도 조절부터 / 출처: 더큐뉴스보일러를 잠깐 쓸 때마다 완전히 끄는 습관도 재고가 필요하다. 에너지공단은 사용하지 않는 방은 외출 모드로 설정하거나 난방밸브를 차단하고 방문을 닫아 열손실을 막되, 단열 성능이 좋은 건물이라면 외출 시에는 보일러를 외출 모드로 두도록 안내한다. 방마다 온도조절기 분배기 밸브를 잠가 두면 난방 에너지가 필요한 공간에 집중된다.
운전 방식에도 요령이 있다. 10평대처럼 작은 공간은 보일러 온도를 최대한 높여 가동한 뒤 따뜻해지면 점차 낮추는 방식이 효율적이라고 공단은 안내한다. 난방을 온수 온도로 조절할 경우에는 55도 내외로 설정해 가동해야 겨울철 적정 실내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가습기를 함께 틀면 실내 습도가 올라가 공기 순환이 빨라지고, 습기가 열을 오래 간직하는 효과로 난방 효율이 상승한다.
내복과 실내복 착용은 실내온도 4~6도의 효과를 낸다 / 출처: 더큐뉴스창문 단열, 실내온도 2~3도의 차이를 만든다
난방열이 빠져나가는 가장 큰 통로는 창문이다. 에너지공단은 창 표면에 에어캡(뽁뽁이)을 부착하고 두꺼운 커튼을 치고, 창문 틈에 문풍지를 붙이고, 바닥에는 러그나 매트를 깔아 열손실을 줄이도록 권한다. 이런 관리를 하면 실내온도를 약 2~3도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공단의 설명이다. 보일러 온도를 올리지 않고도 체감 온도를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결로를 막기 위한 환기도 필요하다. 환기는 가급적 창문을 활짝 열어 5~10분 정도 짧고 자주 하는 것이 적당하다. 환기를 오래 하면 실내온도가 떨어져 난방 부하가 커지고 결로의 원인이 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창문 단열 관리는 실내온도 약 2~3도 상승 효과 / 출처: 더큐뉴스보조 난방기기는 한 단계만 낮춰도
보일러와 함께 쓰는 보조 난방기기의 사용법도 요령이 있다. 전기장판은 장시간 켜 두면 요금 부담이 커지므로 잠들기 전까지만 사용하는 것이 좋고, 온도를 강에서 약으로 한 단계만 낮춰 사용해도 월 1,760원(절감량 16.7kWh)을 절약할 수 있다고 에너지공단은 안내한다.
조명 습관도 돈이 된다. 형광등 대신 LED 조명으로 바꾸면 월 1,500원, 빈방이나 외출 시 조명을 끄는 습관만으로 월 2,670원, 전기 난방기기 사용을 줄이면 월 760원의 절감 효과가 각각 집계돼 있다. 화력을 높이는 대신 몸을 따뜻하게 하고 집안 곳곳의 낭비를 막는 것이 겨울 절약의 기본형이다.
한 달 고지서로 계산하면
이런 실천을 종합하면 절약 규모가 커진다.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제품은 5등급 제품보다 약 30~40%의 에너지를 적게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도시지역 4인 가구 기준 사용 시 월평균 8,280원(32.9kWh)의 전기료를 줄일 수 있다고 정책브리핑 자료는 소개한다. 여기에 겨울철 실내 적정온도 유지까지 더하면 월 1만4,700원, 전기와 난방 사용법 점검에 친환경 보일러 교체까지 이르면 월 4만4,700원의 절감 효과가 나타난다.
노후 보일러를 친환경 저녹스 보일러로 교체하면 열효율이 92% 이상으로 노후 보일러 대비 약 12% 높아지고, 연간 연료비는 최대 44만 원 줄어드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 가구에는 10만 원, 저소득 가구에는 최대 60만 원의 교체 보조금도 지원된다. 노후 배관의 스케일 제거를 전문업체에 의뢰하면 열전달 성능과 온수 순환이 향상돼 난방 효율을 5% 이상 개선할 수 있다는 공단 자료도 참고할 만하다.
올겨울 난방비는 보일러를 새로 사지 않아도 충분히 줄일 수 있다. 오늘 저녁 원격조종기의 온도를 1도 내려 놓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