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김장철이 한 달가량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해 김장 재료 가격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 기준 지난 16일 배추 소매가격은 포기당 5,557원으로 1년 전보다 10.3% 낮아졌지만, 새우젓은 1㎏당 20,269원으로 32.5%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가을에도 배추 가격이 전년보다 큰 폭으로 낮아졌던 데 이어, 올해도 저렴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채소는 싸지고 젓갈은 비싸진 올해 김장 물가를 재료별로 정리했다.

김장철을 앞두고 시장에 진열된 배추 

채소는 사이다…배추·무 값이 내려갔다

배추 소매가격은 포기당 5,557원으로 전년 대비 10.3%, 평년 대비 11.4% 하락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10월 농업관측에서 내다본 것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 생산량은 122만2,000t으로 전년보다 19.3%, 평년보다 3.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출하가 늦어진 여름배추와 가을배추 출하가 맞물리면서 이달 배추 출하량도 전년 대비 2.1%, 평년 대비 5.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달 배추 도매가격은 10㎏당 8,000원 수준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며, 지난해와 평년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공급이 넉넉해지면서 본격적인 김장철까지 배추 가격은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된다. 산지에서는 오히려 물량이 너무 많아 가격이 지나치게 내려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을 정도다.

무 가격도 비슷한 흐름이다. 무 소매가격은 상품 1개당 2,262원으로 전년 대비 7.1%, 평년 대비 19.7% 낮았다. 가을무 생산량은 34만5,000t으로 전년보다 3.2%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도매가격은 여름무 생산량 감소와 생육 지연의 영향으로 지난달 상품 20㎏당 1만5,230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높았으나, 이달에는 1만5,000원 안팎으로 소폭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수준이라면 김장 채소 가격은 안정세를 보일 것 같다. 배추 등은 산지에서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너무 내려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을 정도" —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

새우젓은 32.5% 폭등…어획량 감소가 원인

채소와 정반대로 젓갈류 가격은 오름세다. 새우젓 소매가격은 1㎏에 20,269원으로 1년 전보다 32.5% 뛰었고, 멸치액젓도 3.0% 상승했다. 올해 새우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새우젓 생산량이 줄어든 것이 가격 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1~8월 새우젓 생산량은 약 9,500t으로 전년보다 3.5% 감소했다.

새우젓은 통상 3~6개월 숙성한 뒤 소비되는 식품이다. 그래서 7월 이후 줄어든 생산량이 그대로 김장철 공급 부족으로 이어졌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지난해 새우젓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터라 소비자가 체감하는 오름폭은 실제 상승률보다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산량 감소로 가격이 오른 새우젓 /
"김장철까지 새우젓 가격이 하락할 유인은 크지 않고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 해양수산부 관계자

양념 재료는 대체로 안정…다만 마늘은 강세

김장 양념용 채소 가격도 대체로 내렸다. 대파는 1㎏에 2,774원으로 17.4%, 생강은 1㎏에 12,555원으로 16.2% 하락했다. 깐마늘은 1㎏에 10,150원으로 10.5% 내렸고, 양파와 국산 고춧가루도 각각 3.6%, 3.5% 낮아졌다.

다만 마늘은 올해 작황이 좋지 않아 상품 가격이 오른 상태다. 김장에 주로 쓰이는 중품과 등외품 가격은 하락했지만, 저장업체 입고가격이 오르고 공급 가능한 물량이 줄면서 깐마늘 도매가격은 이달 상품 기준 ㎏당 8,700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달인 8,460원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9월 마늘 수입량도 4,718t으로 전년보다 38.5% 감소했다.

김장철 앞두고 양념하는 배추 

정부, 11월 9일부터 김장 물가 대책 시행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는 다음 달 9일부터 김장철 물가 부담을 낮추기 위한 대책을 시행한다. 공급 확대와 할인전 등을 통해 김장 재료의 소비자 체감가격을 낮추는 방안이 담길 전망이다. 지난해에는 배추·무 등 주요 김장 재료를 최대 40% 할인해 판매하는 행사를 운영한 전례가 있어, 올해도 유사한 할인 지원이 마련될지 관심이 모인다. 정부는 배추와 무 등 김장 채소와 양념 재료의 수급·가격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리 — 채소는 여유, 젓갈은 신중하게

올해 김장 물가를 한 줄로 요약하면 "배추·무는 저렴해졌지만 새우젓은 큰 폭으로 비싸졌다"는 것이다. 공급이 늘어난 배추와 무는 당분간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큰 부담 없이 준비할 수 있다. 반면 새우젓은 김장철까지 가격이 내려가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므로, 필요한 물량은 판매처별 가격을 비교하며 구매 시점을 고민해볼 만하다.

특히 새우젓은 한 번에 많이 사 두기보다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는 편이 좋다. 숙성 기간을 거쳐 유통되는 특성상 공급과 가격 상황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어, 구매 전 판매가를 확인하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정부의 김장 대책이 다음 달 9일부터 시행되는 만큼, 할인전 시작 시점과 겹쳐 재료를 구매하면 비용 부담을 조금 더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