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분쟁이 장기화하면서 항공 여행의 비용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국제 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는 10월 중순 배럴당 106달러선을 기록했고, 이를 반영해 국제선 유류할증료도 3개월 연속 인상됐다. 대한항공은 11월 1일부터 30일까지 발권하는 국제선 항공권에 편도 5만5600원부터 최대 40만8100원의 유류할증료를 적용하며, 미국 동부 노선 왕복 기준으로는 할증료만 81만6200원에 이른다. 아시아나항공도 편도 6만2400원에서 최대 35만1100원을 받는다. 같은 시기에 같은 노선을 떠나도 발권 시점과 노선, 운임 선택에 따라 부담액은 수십만원씩 달라진다. 고유가 국면에서 실제로 쓸 수 있는 절약 방법을 정리했다.

리드 이미지 — 노을 지는 하늘의 비행기 날개고유가 국면에도 운임 전략에 따라 여행 비용은 크게 달라진다 / 출처: Freerange Stock / 라이선스: FREE

유류할증료, 왜 그리고 얼마나 오르고 있나

유류할증료는 유가 상승분을 승객과 함께 부담하기 위해 운임에 별도로 붙는 금액이다. 국토교통부가 정한 거리비례 기준에 따라 항공사별로 책정하며,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가(MOPS)에 연동해 1~33단계로 나뉜다. 11월 적용 단계는 27단계로 10월의 23단계보다 4단계 높고, 올해 6월 이후 가장 높다. 11월분 산정 기간(9월 16일~10월 15일)의 항공유 평균가는 배럴당 173.89달러로 직전보다 9.7% 올랐다.

올해 등락폭도 유례가 없었다. 지난 2월 말 전쟁 발발 이후 3월 6단계에서 4월 18단계로 뛰었고, 5월에는 역대 최고인 33단계를 기록했다. 이후 하락해 8월 14단계까지 내려왔으나 9월부터 반등하며 다시 3개월 연속 인상세다. 항공사 비용에서 젯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30%에 이르고, 젯연료 가격은 올해 초 85~90달러에서 한때 150~200달러까지 치솟았다. 미국에서는 지난 3월 한 달 사이 노선에 따라 발권 가격이 15~124% 오른다는 투자은행 분석도 나왔다.

"유류할증료가 계속 높아지면 승객이 더 줄 수 있고, 비행기를 띄울 때마다 손해가 나는 만큼 항공사들은 더 위축될 것"이라고 항공업계 관계자가 말했다.

실제로 일부 항공사는 수익성이 낮은 노선의 운항을 줄였고, 공급이 늘지 않는 만큼 싼 운임석은 더 빨리 사라진다.

발권 시점이 절반 — '인상 전'에 끊는다

유류할증료는 탑승일이 아니라 발권일이 속한 달의 요금이 적용된다. 매달 16일 전후로 다음 달 단계가 산정·고시되므로 인상이 확인되면 그 전에 발권하는 것이 기본 전략이다. 11월분 인상은 지난 16일 확정됐다. 12월 출발 예정이라도 10월 안에 발권하면 10월 요금이 적용되는데, 미국 동부 노선 왕복 기준 할증료 차이가 9만원 안팎이다.

다만 발권이 빠르다고 모든 면에서 유리한 것은 아니다. 기본운임은 수요에 따라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므로 할증료 절약분과 운임 차이를 합산해 비교해야 한다. 유가가 내렸을 때를 대비하려면 변경·환불 수수료가 낮은 운임으로 발권해두고, 유가 하락 시 취소 후 재발권해 낮아진 요금을 적용받는 방법도 있다. 변동성이 큰 지금은 예산에 맞는 운임이 보이면 기다리지 말고 잠그는 편이 안전하다.

출발 현황판을 보는 여행객출발 현황판. 노선·시간대 선택이 절약의 출발점이다 / 출처: Freebie.Photography / 라이선스: FREE

날짜와 노선의 유연성이 돈이 된다

요일과 시간대를 하루만 조정해도 요금 차이가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주말보다는 화요일·수요일 같은 평일이, 낮보다는 이른 아침이나 심야 노선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향이 있다.

직항에 대한 집착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경유 노선은 직항보다 운임이 낮은 경우가 많고, 출발지와 도착지를 인근 공항까지 넓혀 검색하면 운임 경쟁이 치열한 대안을 찾을 수 있다. 여행 시기를 어깨 계절로 옮기면 운임 부담도 줄어든다.

마일리지·가격 알림·총액 비교

현금 운임이 급등하면 보너스 항공권의 가치가 커진다. 다만 마일리지로 발권해도 유류할증료와 세금은 별도로 내야 한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보너스 항공권에도 국제선 최소 30달러 이상의 세금과 유류할증료가 붙는다. 할증료 폭등기에는 이 부대비용 때문에 실익이 줄 수 있으므로 결제 전 두 총액을 비교해야 한다.

가격 추적 도구도 무기가 된다. 구글 플라이트, 스카이스캐너, 호퍼 등은 노선별 가격 알림을 제공하므로 예산선에 닿는 순간을 놓치기 어렵다. 일부 항공사는 발권 후 운임이 내리면 차액을 크레딧으로 돌려주므로 이용 항공사의 정책 확인도 필요하다.

저가항공의 기본운임이 싸 보여도 수하물·좌석 지정 등 부가 수수료를 합하면 풀서비스 운임과 차이가 줄어든다. 유류할증료도 항공사마다 달라서, 올해 4월에는 대한항공 미국 노선 편도에 30만300원이 적용된 반면 일부 저비용 항공사는 미국 노선에 68달러 안팎을 받았다. 같은 노선이라면 항공사별 총액 비교가 절약의 기본이다.

여권과 항공권 여행 준비물여권과 항공권. 마일리지 발권에도 유류할증료와 세금은 별도 부담이다 / 출처: Freerange Stock / 라이선스: FREE

발권 후 24시간이 골든타임

미국 출발·도착 노선은 미국 교통부 규정에 따라 출발 7일 이상 전에 예약한 경우 발권 후 24시간 내 전액 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 국적사 중에서도 아시아나항공은 구매 후 24시간 이내 미사용 항공권 전체를 출발 전에 취소하면 환불 수수료를 면제하고, 에어프레미아도 최초 구매 후 24시간 이내 변경·취소 수수료를 면제한다. 발권 직후 하루 안에 요금과 조건을 다시 점검하면 실수를 되돌릴 수 있고, 운임 규정마다 예외가 있으므로 발권 전 약관 확인은 필수다.

앞으로의 전망

유가가 높게 유지되는 한 단기간의 운임 하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항공사들이 수익성 낮은 노선 운항을 줄이면서 좌석 공급 제약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환경에서는 완벽한 타이밍을 기다리기보다 총비용을 관리하는 쪽이 현실적 대응이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다음 달 할증료 인상 전에 발권한다. 둘째, 변경 가능한 운임을 확보한다. 셋째, 평일·경유·인근 공항까지 검색 범위를 넓힌다. 넷째, 성수기를 피한다. 다섯째, 마일리지는 총비용으로 계산한다. 여섯째, 가격 알림을 걸어둔다. 일곱째, 항공사별 총액을 비교하고 발권 후 24시간 안에 점검한다.

항공사들이 노선 축소에 나서면서 싼 좌석은 더 빨리 사라진다 / 출처: NegativeSpace / 라이선스: FREE

발권 전 체크표

유류할증료 적용 시점 발권일이 속한 달 기준 (탑승일 아님)
11월 발권분 할증료 대한항공 편도 5만5600~40만8100원 / 아시아나항공 편도 6만2400~35만1100원
다음 달 단계 발표 매달 16일 전후 (항공사 공지 기준)
조기 예약 가이드 국내선 1~3개월 전 / 국제선 2~6개월 전
가격 알림 도구 Google Flights, Skyscanner, Hopper
미국 노선 무료 취소 출발 7일 이상 전 예약 시 발권 후 24시간 내 전액 환불 (미국 교통부 규정)
할증료 확인처 대한항공 공식 홈페이지, 아시아나항공 공식 홈페이지

유류할증료 단계와 요금은 매달 바뀌므로 발권 전 항공사 공식 홈페이지에서 최신 고시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