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해외여행 성수기를 앞두고 국제선 항공권에 붙는 유류할증료가 다시 오름세에 접어들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11월 1일 발권분부터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인상한다. 가을부터 이어진 세 달 연속 인상으로 할증료 수준은 중동 분쟁 이전보다 크게 높아진 상태다. 겨울 여행 계획을 세우는 여행자라면 항공권 가격을 비교하기에 앞서 유류할증료의 적용 원칙부터 확인해 두는 편이 유리하다.

해가 저무는 활주로에서 이륙하는 여객기. 유류할증료 인상은 이런 국제선 항공권 가격에 직접 반영된다 / 출처: 이미지 검색(CC·퍼블릭 도메인 라이선스 필터 적용) / 라이선스: FREE

3개월 연속 인상… 중동 분쟁 이전 수준의 4.1배

유류할증료는 국제 항공유 가격 변동을 승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항공권 가격에 별도로 부과되는 항목이다. 국토교통부가 정한 산정 기준에 따라 매달 조정되며,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 가격이 오르면 단계가 함께 올라간다. 올해는 중동 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7달러선을 넘었고, 원유 수입가 역시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항공 운항 비용 부담이 전반적으로 커진 상황이다.

올해 단계의 흐름을 보면 변동성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다. 5월에는 발권 기준 항공유 가격이 갤런당 511센트를 넘기며 유류할증료가 사상 최고 단계인 33단계에 올라섰고, 이후 여름철 유가 안정기에 단계가 내려가 8월에는 14단계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가을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9월 21단계, 10월 23단계를 거쳐 11월에는 27단계에 이른다. 두 국적사의 11월 할증료는 중동 분쟁 이전 수준의 4.1배에 해당한다.

구체적인 인상 폭도 적지 않다. 대한항공 기준 11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편도 5만5,600원에서 40만8,100원 사이로, 전월 대비 약 8~16% 인상됐다. 뉴욕 등 미 동부 노선은 왕복 기준 약 9만1,000원이 늘었고, 중국·일본 단거리 노선은 최대 2만원, 동남아 노선은 약 4만7,000원의 추가 부담이 생긴다. 아시아나항공은 편도 6만2,400원에서 35만1,100원을 적용한다. 국내선 할증료도 편도 2만900원에서 2만5,300원으로 올라 소폭의 부가세를 포함하면 왕복 기준 5만원을 넘긴다.

항공권과 여권, 탑승권을 상징하는 여행 준비 이미지. 유류할증료는 마일리지 항공권을 포함한 모든 유·무상 항공권에 부과된다 / 출처: 이미지 검색(CC·퍼블릭 도메인 라이선스 필터 적용) / 라이선스: FREE

예약 전 반드시 확인할 5가지

첫째, 유류할증료는 '발권일' 기준이다. 할증료는 탑승일이 아니라 실제로 결제해 티켓을 발행하는 날의 요금이 적용된다. 예약만 보관해 둔 상태에서 결제를 미루면 인상분 전액을 그대로 부담하게 된다. 다음 달 인상이 예고된 시점이라면 계획했던 일정이 확실한 이상, 해당 월 안에 결제와 발권을 마치는 것이 안전하다.

둘째, 매월 중순의 항공사 공지를 확인한다. 유류할증료는 1개월 단위로 사전 고지되며 국적사들은 통상 전월 중순에 다음 달 적용 요금을 공지한다. 매월 15~17일 사이에 대한항공·아시아나 홈페이지 고객 지원 공지를 확인하면 다음 달 인상·인하 여부를 미리 파악할 수 있고, 발권 시점을 계획적으로 잡는 근거가 된다.

셋째, 항공사별 총액을 비교한다. 같은 노선이라도 항공사와 경유 여부에 따라 할증료와 제세공과금 합계가 달라진다. 할인 항공사의 표시 운임이 저렴해 보여도 할증료와 세금을 더하면 국적사와 차이가 줄어드는 경우가 있다. 견적을 비교할 때는 운임만 보지 말고 유류할증료와 제세공과금까지 포함된 최종 결제 금액으로 비교해야 한다. 마일리지로 받은 보너스 좌석도 유류할증료는 별도로 내야 한다.

넷째, 표시된 최저가의 구성을 확인한다. 가격 비교 사이트나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처음 보이는 금액이 운임 부분만 표시되는 경우가 많다. 결제 단계에 들어가야 할증료와 세금이 합산되는데, 이때 가격이 의외로 커지는 일이 반복된다. 검색 단계부터 '총액 보기' 옵션을 활용하거나, 결제 직전 화면에서 세 항목의 합계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다섯째, 취소와 환불 규정을 점검한다. 국내 주요 항공사 대부분은 결제·발권 후 24시간 이내 취소 시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다만 출발일이 가까운 예약은 이 면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으므로 규정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 또한 유류할증료는 발권 후 탑승 시점에 인상되어도 차액을 징수하지 않고, 인하되어도 환급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결제 시점이 곧 최종 확정이라는 점을 기억하면 발권 타이밍의 중요성이 명확해진다.

모바일 탑승권과 여행 자금을 준비한 모습. 결제 단계에서 운임·할증료·제세공과금 총액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 출처: 이미지 검색(CC·퍼블릭 도메인 라이선스 필터 적용) / 라이선스: FREE

11월 노선별 유류할증료 한눈에 보기

두 국적사가 공지한 11월 적용 요금을 주요 노선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편도 기준 금액이며, 노선 대권거리 구간은 항공사마다 세분화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주요 노선 예시 대한항공(편도) 아시아나항공(편도)
후쿠오카·칭다오 등 최단거리 55,600원 62,400원
도쿄 나리타·오사카·상하이·타이베이 76,000원 92,200원
홍콩·광저우 등 중국 중거리 105,800원 120,600원
마닐라·하노이·다낭·세부 132,900원 149,100원
방콕·괌·나트랑 185,800원 178,900원
싱가포르·푸껫 185,800원 207,400원
두바이·호놀룰루 254,900원 —(공지 구간 외)
런던·파리·로스앤젤레스 370,100원 351,100원
뉴욕·시카고·토론토 408,100원 351,100원

정확한 노선별 금액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 고객 지원 공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대한항공 공지, 아시아나항공 공지). 요금은 유가에 따라 매달 변동되므로 발권 전 반드시 해당 월 공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설경 속 활주로에 멈춘 항공기. 겨울철 스키·스노트리 노선 수요가 유류할증료 인상 효과를 증폭시킨다 / 출처: 이미지 검색(CC·퍼블릭 도메인 라이선스 필터 적용) / 라이선스: FREE

전망: 유가가 방향을 정한다

12월 적용 단계 역시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 가격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진다. 국제 유가가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오르면 인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유가가 안정을 찾으면 여름철처럼 단계가 내려갈 수도 있다. 최근 물가 통계에서 석유류 가격 상승이 두드러진 점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급격한 인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온다.

겨울 성수기에는 동남아 워케이션, 일본 스키, 미주·유럽 연말 여행 수요가 한꺼번에 몰린다. 유류할증료 인상은 모든 좌석에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결제 시점만 잘 잡아도 노선에 따라 수만 원에서 십수만 원까지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여행 일정이 어느 정도 확정된 여행자라면 매월 중순 공지 확인과 이달 내 발권이라는 두 가지 원칙을 지키는 것이 현재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절약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