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한국시간 22일) 미국 시간대 거래에서 비트코인이 반등세를 이어가며 8만4000달러선을 회복했다. 조정 국면을 겪어온 암호화폐 시장은 미국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이 다시 유입되는 흐름이 확인되면서 반등의 뼈대를 찾고 있다. 다만 다음 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기회의를 앞두고 관망 심리가 짙어 방향성 선택은 다음 주로 미뤄질 전망이다.
8만4000달러선 회복… 8만5000달러 직전까지 상승
주요 거래소 시세를 집계하는 코인데스크 시세판 기준 22일 오전(한국시간) 비트코인은 바이낸스에서 8만4190달러, 코인베이스에서 8만4129달러에 거래됐다. 두 거래소 모두 24시간 전 대비 1.4%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인베이스 24시간 통계 기준 장중 최고가는 8만4856달러, 최저가는 8만2535달러였다.
국내 시세도 같은 흐름을 따랐다. 업비트 공식 시세 기준 22일 오전 비트코인은 1억1200만원에서 거래되며 전일 종가 대비 1.5% 가까이 올랐고, 24시간 동안 1억1000만원에서 1억1290만원 사이를 오갔다.
코인데스크는 매수 수요 확대와 미국 증시의 안정적 흐름이 8만4000달러 돌파의 배경이 됐다고 전했다. 다만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이 추가 상승을 견제하는 요인으로 함께 언급됐다.
이번 반등에는 지난주의 상대적 아성이 깔려 있다. 지난주 나스닥지수가 5% 하락하고 반도체지수가 11% 이상 급락하는 동안 비트코인은 주간 기준 약 2% 하락에 그치며 8만달러 지지선을 지켜냈다.
10월 들어서만 보면 비트코인은 이달 1일 대비 1.75% 하락했다. 3분기에 42.71% 급등한 뒤 나타난 숨 고르기 국면이다.
8만4000달러선을 회복한 비트코인 모식도 / 출처: PxHere 반등의 배경에는 기관 자금 흐름의 반전이 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는 하루에 5억2660만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했으며, 이는 9월 22일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가 이날 순유입을 기록한 유일한 펀드였다.
이달 초까지 비트코인 ETF의 누적 순유출은 6억1717만달러에 달했지만, 19일 대량 유입으로 9057만달러로 줄었다. 20일에도 2320만달러의 순유입이 이어져 이틀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다. 파사이드 인베스터스 집계에 따르면 20일에는 IBIT에 2990만달러, 피델리티 FBTC에 360만달러가 들어온 반면 비트와이즈 BITB에서는 103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반면 이더리움 현물 ETF는 20일 2610만달러 순유출로 5거래일 연속 유출을 이어갔다. 최근 15거래일 중 14일 유출이 발생해 누적 규모가 11억2000만달러에 이른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 자금 흐름의 온도차가 뚜렷한 상황이다.
숏 청산 쏟아진 파생시장… 방향 베팅은 팽팽
밤사이 상승장에서는 숏(매도) 포지션 청산이 집중됐다. 24시간 기준 비트코인 선물에서 5886만달러가 강제 청산됐고 이중 82.44%가 숏 포지션이었다. 이더리움 선물 청산액은 9124만달러로 이 가운데 68.28%가 숏이었다. 가격이 오르며 방향을 잘못 잡은 매도 베팅이 차례로 정리된 셈이다.
다만 방향성 베팅 자체는 여전히 팽팽하다. 미결제약정 기준 세계 3대 선물 거래소의 24시간 롱숏 비율을 합치면 롱 51.99%, 숏 48.01%다. 바이낸스, OKX, 바이비트 모두 50% 안팎에서 격차가 크지 않았다.
HTX 수석 분석가 클라우드는 FOMC 금리 결정 전까지 비트코인이 8만~8만4000달러 박스권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상승 돌파 확인 신호로 일봉 기준 8만4200달러 종가, 3일 누적 ETF 순유입 5억달러 이상, 펀딩비 15% 이하를 꼽았다. 반대로 7만9800달러 붕괴, 주간 ETF 순유출 5억달러 이상, 거래소 비트코인 유입 전환은 하락 돌파 신호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체인 분석업체 글래스노드가 집계한 미국 현물 ETF 평균 매수단가는 약 8만1500달러다. 비트코인은 지난주 이 선 아래로 내려갔다가 되찾았으며, 지지선으로는 8만달러와 7만6000달러(50주 이동평균 부근), 저항선으로는 8만4000달러와 8만7500~8만8000달러가 거론된다. 비트코인은 5주 연속 50주 이동평균 위에서 마감하고 있다.
기관 자금 유입을 되짚는 비트코인 시장 / 출처: Public Domain Pictures 국내는 과세 공방 재점화… 업계는 사업 다변화
국내에서는 가상자산 과세를 둘러싼 논의가 다시 활발해졌다. 국민의힘 박수영 정책위부의장은 21일 국회에서 여야 정책위원회 차원의 협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당 내 논의를 정리하지 못해 협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과세 유예 법안이 민주당 내부에서 발의됐으나 공식 당론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 5월 5만909명의 동의를 받아 접수된 가상자산 과세 폐지 청원을 심사하면서, 이미 결정된 정책을 되돌리는 것은 과세 정책 신뢰를 해칠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정부가 연내 가상자산 과세 분석 시스템을 구축하고 내년부터 해외 거래소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전해졌다.
이 밖에 경찰은 21일 국정감사에서 KOK 코인 다단계 사기 사건의 조사가 인정된 피해액 4044억원을 넘어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추정한 이 사건의 총 피해액은 2조5759억원, 피해자는 57만707명에 이른다.
해외 업계는 시장 침체 국면에서도 사업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블록체인닷컴과 바이낸스US가 미국 내 예측시장 서비스를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고, 비트코인 재무전략 기업 스트라이브는 배당률 15%의 우선주 700만주 공개모집으로 6억3000만달러를 조달했다. 조달 자금은 추가 비트코인 매수 등에 쓰일 수 있다.
FOMC 앞둔 시장… 돌파 확인 신호에 주목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오는 27~28일(현지시간) FOMC 정기회의를 열고 28일 금리 방향을 발표한다. 알트코인 시장에서는 엑스알피(XRP)가 24시간 기준 2%대 상승한 1.36달러에, 솔라나(SOL)는 106달러대에서 거래되는 등 주요 종목이 비트코인의 반등을 따라가는 모습이다. 온체인 분석업체 산티먼트는 XRP와 도지코인의 최근 365일 MVRV가 각각 0.92와 0.74로 주요 종목 가운데 낮은 수준이라 상대적인 매수 적지로 꼽았다.
시세 집계업체 코인게코 기준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2조8300억달러 안팎이며 비트코인 지배력은 59.7% 수준이다. 국내 원화 시세도 이 흐름과 연동돼 1억1200만원 근처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장은 다음 주 FOMC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큰 폭의 방향 선택보다는 박스권 내 움직임에 무게를 두고 있다. ETF 순유입이 사흘 이상 이어지는지, 8만4200달러를 일봉 종가로 넘기는지가 단기 추세 판단의 핵심 척도가 될 전망이다.
다음 주 FOMC를 앞두고 관망 심리가 감도는 암호화폐 시장 / 출처: Needpix 